일상/자원봉사

집고치기 10월 봉사활동

선혜(鮮蕙) 2023. 10. 16. 14:48
728x90
반응형

10월 15일 해뜨는 집 10월 봉사처

70대 남자 어르신 혼자 기거하시는 집이다.
오늘 현장도 반지하 집.
벽면 가득히 곰팡이가 피어올랐다.
집에 들어서자마자 곰팡이냄새에 눈이 따갑다.

벽면을 가리고 있던 단열재를 뜯어내니 곰팡이 천지다. 집주인이 단열재를 뜯지 말랬다는데 도저히 안 뜯을 수 없다.
단열재를 제거하지 않고서는 곰팡이를 어찌할 도리가 없다.

이번엔 봉사자들이 많이 참여를 못해 걱정했더니 마침 구청 공무원 봉사자들이 손을 보태줬다. 고맙다.

벽지를 뜯어내고 최대한 곰팡이를 제거 후 곰팡이 제거제를 뿌렸다. 곰팡이 제거제가 마르면 다시 곰팡이 방지제를 뿌려 곰팡이를 없애려 노력했다. 그러나 기본적인 환경이 습해 완전 박멸은 안되겠지.

다행히 천장엔 곰팡이도 없고 벽지상태도 깨끗하여 도배지를 뜯지 않고 도배작업을 할 수 있게 깨끗했다. 벽의 벽지를 먼저 제거 후 천장 도배를 했다.

벽 곳곳에 있는 콘센트도 전부 철거하고 도배 후 재부착을 해드렸다.

이번 집은 모든 벽에 곰팡이가 일어 일반벽지로는 감당이 안되어 곰팡이가 뚫고 나올 수 없는 단열벽지로 벽 마감을 했다.
젊은 봉사자가 묻는다.
"이걸로 하면 곰팡이가 안 생겨요?"
"아니, 그냥 6개월 정도는 보송하게 사시겠지."
"헐.... 그럼 크게 효과 없잖아요."
"그래도 이게  우리 선에서 할 수 있는 최선이니..."

꼬질꼬질하던 문을 정성스레 닦아내니 뽀얗게 무늬도 도드라졌다.

장판을 걷어내니 바닥에 물이 한가득이다.  이러니 집안 전체에 곰팡이가 난무했겠지. 우리가 닦아낸 방바닥 물은 일시적으로만 마르는 척 하고 다시 물이 고일 것이다.
우리나라의 수도 서울 한복판에서 물이 스미는 반지하에 사람이 살고 있다.  
우리 단체는 취약계층 대상으로 봉사를 하는데 봉사처 대부분이 아니 전부 다 반지하 방이다.
상황은 늘 대동소이하다.

제발 '지하에 사람이 살지 못하도록 법이 바뀌어야' 한다.

이번 대상자 어르신은 사업을 크게 하다 50대에 1997년 IMF를 맞았다고 했다. 두 번 넘어졌더니 재기 불가능하게 되었다 했다. 당신은 앞만 보고 일만 열심히 했다고 하셨다. 젊었을 땐 당신의 노후가 이러하리라고 꿈에도 생각지 못하셨을텐데 당신의 처지가 너무 처량하다.

지병이 3개가 있었는데 이 반지하로 이사 오고 병이 4개가 더 늘었다고 했다. 살림을 정리하는데 약이 상자로 가득이다. 건강한 사람도 이 상태의 집에선 건강를 담보할 수 없겠다.

큰방, 작은방, 거실, 주방 도배하고 청소하고 정리하고 나오니 어르신께서 머리가 땅에 닿게 몇 번이나 고맙다고 인사하신다. 마음이 에린다.

건강하세요!


728x90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