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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밥/밥상머리

동지죽 쑤기/동지팥죽 쑤기

by 선혜(鮮蕙) 2023. 12.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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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동지는 음력10일이라 애동지에 속한다.
동짓날이 속한 날짜가 음력으로 1~10일 일때는 애동지, 11~20일은 중동지, 21~말일은 노동지라 구분한다. 애동지때 동지팥죽을 쑤면 집에 있는 아이가 다친다 하여 동지팥죽을 안 쑤고 대신 시루팥떡을 했다고 한다.

우리집은 어린이도 없고 노인도 없어 그냥 동지팥죽을 쒔다.
아무래도 동지엔 팥죽을 먹어야할 것 같은 느낌이다.

내 어릴적 엄마는 동지팥죽을 한 솥 가득 쒀서 식구들이 먹고 남은 팥죽은 큰 다라이에 퍼서 두셨다.
손 큰 엄마는 말그대로 팥죽을 가마솥 가득 끓이셨다.  팥죽을 좋아한 우리 식구들은 수시로 드나들며 팥죽을 퍼다 먹었다. 팥죽은 달달하게 먹어야 제맛이다. 전라도를 고향으로 하는 사람들은 달달한 팥죽을 엄청 좋아한다.

팥죽 재료는 간단하다. 팥과 쌀가루, 소금, 설탕이면 준비 끝이다.

팥 1공기를 덜어 돌을 잘 골라낸 후 물에 서너 번 헹궈 씻었다.

팥은 바로 끓여 먹으면 배앓이를 하므로 한 번 부르르 끓여 물을 버린다.  팥을 밥에 넣을 때도 한 번 삶아 그 물을 버리고 팥만 건져 밥에 안친다.

한 번 끓여낸 팥은 물을 세 배 정도 부어 압력밥솥에 안친다.

잡곡코스로 취사를 하면 된다.

밥솥이 팥을 익히는 동안 쌀가루를 꺼내 섞는다.  찹쌀가루만 새알심을 만들면 끓는 도중에 풀어지고, 맵쌀가루로만 했을 때는 팥죽이 식었을 때 새알심이 너무 딱딱해진다.
찹쌀가루와 맵쌀가루를 반반씩 섞어 반죽을 하면 적당히 풀어지지도 않고 식어도 딱딱해지지 않는다.

쌀가루 반죽을 할 때는 끓는 물로 반죽하는 익반죽을 해야 가루가 풀어지지 않고 뭉쳐진다. 커피포트로 끓인 물로 익반죽을 한다. 반죽이 뜨거우므로 숟가락으로 먼저 섞어 준 뒤 손으로 반죽해야 한다. 물을 넣을 때는 한 번에 붓는 것이 아니라 조금씩 넣어가며 반죽해야 한다. 밀가루 반죽할 때보다 물을 적게 넣어야 한다. 방앗간에서 사온 쌀가루는 물을 함유하고 있어 적은 물양에도 금방 질어진다.

쌀가루 반죽 할 때는 가루를 다 넣지 말고 남겨둬야 한다. 반죽이 질어졌을 때 쌀가루를 더 넣어야 하고 새알심 만들어 그릇에 둘 때 들러붙지 않게 날가루를 뿌려주기도 하고, 마지막에 팥물에서 새알심이 익어 떠오를 때 팥죽물에 날가루를 넣으면 국물이 되직해진다.

반죽이 질어 쌀가루를 더 넣어줬다.

반죽이 질어 들러붙지 않도록 쟁반에 날가루를 뿌렸다. 반죽이 귓볼만큼 말랑말랑하게 반죽이 되었을 땐 날가루 없이도 들러붙지 않는다. 좋은 반죽은 자신의 귓볼만큼의 감촉이면 좋다.
송편의 반죽도 귓볼만큼 말랑말랑해야 잘 된 반죽이다.

다섯 식구 먹을 양의 새알심이 빚어졌다. 옛날 어르신들운 자기 나이만큼 새알심을 먹어야 나이를 먹는다고 하셨는데 세어보니 내 나이만큼 먹으면 배가 터지겠다.

반죽을 하고 새알심을 만드는 사이 팥이 다 삶아졌다. 압력밥솥에 삶으면 팥을 미리 불릴 필요가 없다.

팥이 뜨거우므로 찬물을 부어 손으로 주물러 팥물을 만든다.

삶은 팥을 믹서에 갈면 편하긴 하지만 팥죽을 먹을 때 입안에서 껍질이 거칠게 느껴진다.

주무른 팥을 물에 헹구면 껍질만 남는다.  알맹이가 님는걸보니 덜 삶긴거 같다. 잘 삶아진 팥은 껍질만 고스란히 남는다. 사진의 채는 구멍이 커서 더 작은 구멍의 채에 다시 한 번 걸러야 먹을 때 부드럽다.

거른 팥물은 잘 저어가며 끓인다. 팥물의 앙금이 잘 눌어붇기 때문이다.

팥물이 끓으면 부지런히 덜 저어도 된다. 가라앉았던 앙금이 대류현상으로 움직이기 때문이다. 이때 만들어 둔 새알심을 넣는다. 남겨뒀던 쌀가루도 이때 넣어준다.

새알심이 익으면 위로 떠오른다.

새알심이 다 떠오르면 팥죽이 완성된다.

전라도 사람들은 팥죽 먹을 때 달달하게 설탕을 첨가해서 먹는다. 강원도 사람인 남편은 이해를 못하지만 역시 팥죽은 달달하게 먹어야 꿀맛이다.

동지팥죽은 동치미와 김장김치만 놓고 먹어도 왕의 밥상이다.



[ 동지팥죽 쑤는 법 ]
재료 : 팥, 찹쌀가루, 맵쌀가루, 소금, 설탕
1. 팥을 씻어 잠기게 물을 붓고 한 번 부르르 끓인 후 물을 버린다.
2. 전기압력밥솥에 팥에 물3배를 부어 잡곡 취사를 한다.
3. 찹쌀가루와 맵쌀가루를 1:1로 섞어 익반죽한다.
4. 이 때 쌀가루를 남겨 놓아야 한다.
5. 귓볼 감촉 정도로 반죽하여 새알심을 만든다.
6. 팥이 익으면 주물러 체에 받쳐 국물을 받는다.
7. 팥물을 잘 저어가며 끓어오르면 새알심을 넣는다.
8. 새알심이 떠오르면 그릇에 담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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